우아한테크캠프가 8월 30일부로 종료되었다.
두 달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수료한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사실 끝나고 바로 쓰려고 했는데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쓴다.
더 미루면 안 쓸 것 같았기에..
2022년의 여름
나는 매년 여름마다 어디론가 놀러 갔던 나의 모습을 통해 그 해의 여름을 기억하곤 했다.
2021년은 제주도... 2020년은 가평... 2019년은 유격..(엥?)
하지만 2022년 여름은 그저... 우테캠이었다.
작년 목표가 잔디(contribution) 1000개 넘기는 것이었는데 두 달 만에 800개의 잔디를 때려 넣으며... 우아한테크캠프와 함께 여름을 불태웠다.
5개의 프로젝트
우아한테크캠프는 한마디로 채용연계형 과제 기반 자가성장 인턴십(?)이다.
회사의 업무를 하는 건 아니고 매주 진행되는 세션과 함께 주어진 프로젝트의 요구사항을 수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해야 한다. 캠프 참여 초반에는 조금 당황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두 달간의 캠프 기간 동안 5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개인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도 있었고 두 명의 팀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도 있었다.
프로젝트의 기한은 대부분 짧다. 2주 내의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어렵다.
풀스택 요구사항을 만족해야 하며 다른 팀원과 함께 진행해야 하기에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1차 프로젝트, 배달의민족: 회원가입
우테캠에 들어가고 처음 수행한 프로젝트이다.
실질적인 작업 가능한 기간이 3~4일 정도가 주어졌었다.
프로젝트 자체 요구사항은 심플했다.
Vanillna JS와 PUG를 사용해서 회원가입/로그인을 만들기였지만..
캠프 활동을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됐고..
6시 반에 일어나서 도어 투 도어 2시간 출퇴근에 아직 적응되기 전인 상태였어서..
3일 내내 거의 잠을 못 잤다.
해당 주 데모를 끝내고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주말부터 프로젝트 정리하며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마음을 먹은 뒤
주말 내내 잠에 취해 풀수면을 때렸다.
2차 프로젝트, 투두리스트
"우테캠이 시작됐구나"라고 몸으로 느낄 수 있던 프로젝트였다.
월요일 - 목요일 대충 4일 정도가 주어졌다.
Vanilla JS로 TODO CRUD를 진행하는데 나의 실력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던 프로젝트였다.
덕기님이 나의 의견을 정말 많이 들어주시고 존중해주셨다. 덕분에 정말 편하게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는데...
덕기님이 나중에 다른 팀원과 행복하게 개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질투가 나기도 했다.
둘 다 페어 프로그래밍을 처음 해보는지라 우당탕탕 진행됐던 것 같다.
"어.. 이쯤에서 한번 바꾸죠?" (노트북 우당탕탕 모니터 우당탕탕)
뭐 그래서 그랬던 건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의견 충돌은 거의 없었고 재밌게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덕기님에게 무한한 감사를...
3차 프로젝트, 우아한 가계부
우테캠 들어가면 가계부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만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프로젝트에 임하게 되었다.
2주 동안 진행된 프로젝트였다.
그렇기에 그만큼 좀 더 고민을 녹여보고 목표를 담아보고 싶었다.
그라운드룰도 디테일하게 설정했고 기술적인 목표도 설정해보았다.
실제로 농땡이 찬스를 쓰지는 못했으나, 잡담을 정말 많이 했고 재밌게 프로젝트했던 것 같다.
고민상담도 했고 코드 리뷰도 열심히 진행했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과감하게 쉬기도 했다.
점심시간에는 종종 낮잠을 때려주기도 했다.
아무튼!
Vanilla JS와 Observer Pattern을 결합하는 시도를 했던 프로젝트였다.
옵저버 패턴과 reducer을 활용해서 전역적인 store를 구성하고자 시도했었고.. 반 정도는 성공했다.
Vanilla JS로 컴포넌트 단위 개발을 진행하며 제법 고된 디버깅에 지쳐가던 이 시점부터... 리액트와 타입스크립트가 너무나도 그리웠다.
애니메이션과 함께 아름다운 꺾은선 차트를 만들어주신 별님께 무한한 감사를...
4차 프로젝트, 우아한 키오스크
개인 프로젝트였고, 리액트 사용이 가능했다.
역시 사람은 무언가가 없어봐야 그 소중함을 깨닫나 보다.
리액트가 없는 한 달 동안 상사병에 걸릴 뻔했다.
말 그대로 키오스크를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기획서가 굉장히 라이트 했다.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만 기술되어있는 정도였다.
그래서 모든 캠퍼분들의 디자인이 다 상이했다. 그래서 훨씬 재밌었던 것 같다.
나 같은 경우에는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지만
피그마를 통해서 내 손으로 직접 스타일 가이드를 작성하고 프로토타이핑하는 것을 시도해보았다.
처음에 사이즈를 터무니없이 잘못 잡아서 갈아엎는 등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생각보다 재밌더라...
피그마를 깊게 한 번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프로젝트에 임하며 설정한 기술적인 목표였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세 가지는 한번 제대로 지켜보자고 생각했고, 나름 잘 지켜냈다.
커스텀 이벤트로 상태 관리를 하는 발칙한 시도도 해보고...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해본 프로젝트이며,
결과물에 나의 색깔(성향)이 가장 많이 묻어나서 애정이 많이 가는 것 같다.
마지막 프로젝트, 우아한 중고거래
기술적인 제약이 모두 풀린 프로젝트였다.
다른 팀들은 이런저런 라이브러리들을 많이 도입해서 사용하는 것 같았다.
같은 팀이 되었던 주암님과 나는 기술적인 목표가 비슷했다.
막상 쓰라고 하니까 괜히 쓰기 싫어지는 청개구리처럼 라이브러리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목표였다.
그냥 변덕을 부리는 것은 아니었고 나나 주암님이나 동작원리를 이해하고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기에 웬만하면 직접 구현해보자라는 목표를 잡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웹 개발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남의 코드를 많이 본 2주였던 것 같다.
라이브러리 코드를 뜯어보며 레퍼런스를 얻기도 했고 내가 구현한 코드와 이미 구현되어있는 라이브러리의 코드를 비교하며 디벨롭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시도했던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 react-query의 useQuery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커스텀 훅을 만들어 간단한 캐싱과 데이터 패칭을 구현했다.
- react-router 직접 구현
- 페이지 전환 시의 애니메이션 적용
모두 쉽지 않았지만 가장 어려웠던 건 페이지 전환 시의 애니메이션을 적용하는 것이었다.
이때의 트러블슈팅을 우테캠 깃허브 위키에 작성해놓았는데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정리 후에 블로그에 포스팅해볼까 한다.
주암님과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모든 부분이 완벽히 잘 맞아!! 이런 건 아니었는데 뭔가 잘 통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잡담도 많이 하고 웃으면서 작업했던 것 같다. 5개 프로젝트 중 가장 많이 웃었던 프로젝트를 꼽으라면 이 프로젝트를 꼽을 것 같다. 아무래도 두 달 동안 코딩만 하다가 살짝 정신줄을 놓았던 것 같기도 하다. 주말을 제외하면 잠을 3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었다. ㅎㅎ;
이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우테캠 5기는 끝이 났다.
끝났다
끝났다.
두 달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많이 성장했지만 그와 동시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캠프 기간 동안 지독한 냉방병에 걸려 몇 주 동안 기침으로 고생하기도 했고
매일 2시간 출퇴근과 망가져버린 수면 패턴으로 몸이 말이 아니었다.
정말 힘들었던 2 달이었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힘든 만큼 정말 많이 얻었다.
가장 크게 깨달았던 부분은 "우테캠 !== 성장"이었다.
우테캠은 그저 내가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주어진 환경일 뿐 그 안에서 성장하는 것은 순전히 나의 몫이다.
주도적이지 않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이게 내 결론이었다. 난 주도적인 사람이었을까?
그래도 시간을 백번 돌린다 해도 나는 백번 모두 다시 우테캠할 거다.
우테캠이 아니라면 언제 어디서 이렇게 깊게 한 가지에 몰입해볼 수 있을까 싶다.
아무튼 지쳐버린 몸뚱이에게 3일 연속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서 뒹굴거리기로 긴급처방을 한 뒤,
현재는 정규직 전환면접을 준비 중이다.
처음 우테캠에 들어올 때만 해도 정규직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았으나 서류를 준비하고 면접을 준비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버렸다.
지금도 면접 준비하다가 집중이 깨져서 글 쓰러 왔다.
이제 다시 면접 준비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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